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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소는 2018년 2월 21일 제5회 “국경을 넘는 어린이‧청소년 역사책” 시상식 및 기념강연을 한양대 인문과학대학 205호에서 개최하였다. 연구소가 위촉한 심사위원들은 2016년 11월 1일부터 2017년 10월 31일 사이에 출간된 도서들을 연중 심사하여 총 4권의 추천도서를 선정하였다. 2018년 1월 9일에 개최된 본심위원회에서는 ‘트랜스내셔널 관점’을 확산시킨다는 상 제정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작품 가운데 완성도, 가독성, 확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최종 수상작을 선정하였다. 청소년 부문에서는 김정인 교수의 『독립을 꿈꾸는 민주주의』(책과함께)가 대상을, 『하나일 수 없는 역사-르몽드 역사 교과서 비평』(휴머니스트)이 장려상을 수상했다. 어린이 부문에서는 홍성담 화백의 『운동화 비행기』(평화를품은책)가 장려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서 예심위원장인 이동욱 선생은 『독립을 꿈꾸는 민주주의』에 관하여 그동안 민족주의적 관점에서만 바라보던 독립운동을 민주주의의 가치로 새롭게 재해석한 점을 평가하였다. 미래의 시민인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화해와 공존의 가치, 민주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한다는 본 상의 취지에 적합하다는 평이었다. 또한 『하나일 수 없는 역사-르몽드 역사 교과서 비평』에 관해서는 기왕의 담론에서 배제되었던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여 지배적인 역사해석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고 평가하였다. 이 점에서 역사학을 정치적 편견이나 종교적 관점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준 공로가 크다고 보았다. 『운동화 비행기』는 5.18민주화운동의 아픈 역사를 어린이를 대상으로 운동화 비행기라는 희망으로 되살려냈다는 점을 평가하였다.
시상식과 함께 열린 강연회에서는 첫 번째 강연자인 김한종 교수는 “어린이‧청소년 역사책의 동아시아 역사 갈등 서술 방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일본의 역사왜곡과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비롯된 역사 갈등 문제를 어린이‧청소년 역사책이 어떻게 서술하고 있는지 검토하였다. 하나는 일본이 은폐하려고 하는 역사왜곡을 밝히는 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역사인식의 공유를 내세우는 책들이다. 두 가지 성격의 역사책들은 평화의식의 함양을 내세우지만 ‘역사화해와 동아시아 평화’라는 의식을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불어넣어주지 못한다는 문제를 지적하였다. 그리고 이런 딜레마를 완화하기 위한 역사 서술의 방향으로 독자를 염두에 둔 접근방식과 담론을 중심으로 하는 방식을 제안하였다. 이 강연은 역사적 사실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 하는 어린이‧청소년 역사교육의 방향을 제시한 유익한 내용이었다.
두 번째 강연자인 이경훈 선생은 “한일 간 역사 갈등 수업을 통한 민주시민 교육”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2016년-17년에 있었던 촛불혁명은 민주시민으로서의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국정교과서 문제로 정치에 많은 관심을 표현했던 학생들은 촛불혁명을 통해서 민주시민의 역할과 행동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체험하였다. 이 강연에서는 학생들이 한일 간의 역사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그들은 분노와 자기주장이 아닌 역사 갈등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상대방의 주장을 인식하고 대화와 참여를 통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세를 기를 수 있다는 점을 학교 수업에서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분석한 흥미로운 강연이었다.
한중일 3국의 역사인식의 차이와 갈등에 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역사 갈등 문제가 동북아 평화를 위한 장애요인이 된다면, 이 걸림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한중일 3국이 미래에 평화적인 관계를 갖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자리였으며 앞으로 좋은 어린이‧청소년 역사책이 더 많이 출판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작성자: 최혜주 HK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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