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는 대만 중앙연구원 대만사연구소와 공동으로 2018년 5월 11~12일 이틀에 걸쳐 “제국(帝國)의 확장, 인군(人群)의 이동”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그동안 양 연구소가 연구 교류를 통해 발전시켜 온 논의를 중심으로, 일본의 식민지 지배라는 공통의 경험을 가진 근대 한국과 대만의 역사를 토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제국주의의 침략 하에 식민지 조선과 대만, 그리고 제국 일본의 사람들은 다양한 이유로 자신이 살던 곳을 벗어나 새로운 곳으로 이동해갔다. 그리고 그러한 이동은 당사의 삶뿐만 아니라 이주 지역의 사회에도 정치, 경제, 문화적 차원에서 다양하게 영향을 미쳤다.
본 학술대회에서는 이러한 사람들의 이동이 낳은 사회적 파장과 의미를 비교사적인 시각에서 접근해 봄으로써 식민지 경험의 의미를 새롭게 이해해 보고자 하였다. 첫날 제1세션에서는 증문량, 홍양희 교수가 발표를 맡아 대만인의 해외 밀항 문제와 조선인 여성 노동자의 일본 이주 경험에 관하여 토론하였다. 제2세션에서는 종숙민, 마이클 김 교수가 발표를 맡아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뉴기니섬에 갔던 대만인, 만주에서 활동했던 전만조선인민회연합회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또, 제3세션에서는 진옥잠, 증품창, 김청강 교수의 발표로 음식과 영화에서의 인적교류와 문화교류가 어떻게 발생하였는지를 다루었다. 이튿날 이어진 제4세션에서는 허설희, 진정원 교수의 발표로 대만의 섬 펑후 사람들의 국경이동과 성매매업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이 소개되었다. 이후 제5세션에서는 소현숙, 이승엽 교수에 의해 식민지 조선에서의 일본인 사회사업기관이었던 화광교원, 그리고 일본인 목사 야마모토 타다요시의 재미 선전활동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고, 마지막 제6세션에서는 허패현, 박찬승 교수가 식민지 대만과 조선에서의 일본인 교사들에 관한 연구 내용을 발표하였다.
이처럼 이주 문제를 중심으로 여권발행 등 이주자에 대한 법적 문제, 노동을 중심으로 한 이주의 이유와 이주지에서의 경험, 음식과 영화 등 문화적 차원에서의 영향, 사회사업과 교육 등 일본인의 대만과 조선에서의 다양한 활동과 그 의미 등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됨으로써 식민지시기 대만과 조선에서의 사회변화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었는지를 조망할 수 있는 풍부한 내용들이 토론되었다.
작성자 : 소현숙(HK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