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소에서는 10월
14, 15일
양일간 대만 중앙연구원의 대만사연구소 ‘식민지
연구팀’과 공동으로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정책과 식민지 사회: 조선과 대만”을 주제로 한 이번 학술회의는 일본의 식민지를 경험했던 한국과 대만의 식민지 연구자들이 식민지
사회를 상호 교차 비교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 학술회의는 올 2월 25, 26일 대만 중앙연구원 대만사연구소에서 양일간 진행되었던 준비 워크샵의 성과를 이어
맺은 결실이었다. 7개의
세션에 양국의 연구자들이 각각 참여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이 학술회의에서는 총 14편의 다양한 주제의 연구발표가 있었다.
첫째
날에는 4개
세션 총 8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먼저
제 1세션에서는
국경을 넘어 이주한 식민지인들의 문제를 다루었다. 만주에서 조선인의 국적 취득 문제, ‘만주’를 경험한 대만인들의 재이산 문제에 주목한 연구 발표가 있었다. 제 2세션에서는 식민지인들에 대한 노무동원과 협력에
관한 발표가 주를 이루었다. 남양군도에서
행해진 조선 여성의 노무동원 실태와 그들의 경험에 관한 연구와 대만의 전범 문제를 다르었다. 제 3세션에서는 한국의 전통으로 여겨져 온 동성동본금혼제가 식민주의의 산물이라는 점을
고찰한 연구발표가 있었다. 이에
비해 대만 측에서는 식민지시기 펑후 지역에서 성병관리가 이루어지는 사회 정치적 맥락를 추적하였다. 제 4세션에는 식민지 대만과 조선에서 시행된 가족법과 젠더 문제에 착목한 발표가 있었다. 친권 문제를 통해 부계혈통과 아들 중심의 재산상속제도를
문제시 하는 한국 측의 발표와 상속제도를 통한 여성의 지위의 복잡성을 논한 대만의 발표가 있었다.
둘째
날에는 3개의
세션 총 6편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제
1 세션에서는
‘시간’이라는 분석틀을 이용하여 3. 1운동을 가능케 한 조선인의 열광을 분석한 발표와 식민지시기 좌익 반식민투쟁과
식민지이후 좌익의 자치운동을 통해 자치 주체로서의 대만 인민이 형성되는 과정에 주목한 대만 측의 발표가 있었다. 다음 세션에서는 식민지 교육과 관련된 발표가
있었다. 1920년대
식민지 조선의 보통학교에서 행해진 학생들의 교원 배척운동과 식민지 대만에서 공학교 교사의 이력서를 통해 그들의 학력과 경력을 분석한 연구 발표가
그것이다. 마지막
세션에는 과학 및 의학과 관련된 연구 발표가 이었다.
이틀간
개최된 공동 학술회에는 외부에서도 많은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열기를 더하였다. 이 학술회의는 일본 제국의 식민지를 경험한 양국의 연구자들의 식민지 공동 연구의
첫발을 내디딘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기획이었다. 아울러 양국 연구들 사이에는 식민지 사회를 보는 시각에 상당한 온도 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한 학술회의이기도 했다. 특히
중국사에서 대만사를 분리하여 연구하는 경향이 자칫 대만사를 민족주의적이고 일국사적 패러다임에 갇히게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표명되기도
하였다. 이
날의 학술회의는 양국 연구자들 사이에 연구의 접점이 만들어지지 않는 점이나 동시통역의 문제가 일부 있기는 하였으나 이는 처음의 시도가 가져오는
한계이기도 하였다. 대만
중앙연구원의 대만사연구소와 비교역사문화연구소는 지속적으로 식민지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추진해나갈 예정인데, 앞으로 이 연구팀이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 자못 궁금하다.
작성자: 홍양희 HK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