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6일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는 ‘일제의 식민지배와 재조일본인 엘리트’라는 주제를 가지고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당일 학술회의는 종일 문제의식이 있는 발표와 진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 학술회의는 식민지배와 깊은 관련을 갖고 있었던 재조일본인 엘리트들의 활동을 통해 일제의 식민지 조선 지배의 성격과 그것이 한국에 남긴 유산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자는 취지하에 기획되었다. 이 취지에 부응하여 일본에서 온 3명의 발표자와 4명의 국내 발표자 및 7명의 토론자가 지정되었으며, 이들은 한일관계사, 일본근대사, 한국근대사, 가족사, 경제사, 문화사, 정치학 등 다양한 전공자로 구성되었다.
7개의 발표 중 먼저 나가시마 히로키(규슈대학)는 일본의 조선통치와 일본 지역과의 상관관계를 다루었다. 나카무라 켄타로를 중심으로 구마모토 출신자들의 동향을 분석하여 이들이 조선 언론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뒤이어 최혜주(한양대)는 학부 고문으로 내한한 시데하라 타이라가 일본의 조선침략과 식민지화의 사전포석을 위해 식민교육의 기초를 만든 사실에 주목하였다. 이형식(고려대)은 ‘조선군인’, 범아시아주의자로서 활약한 가네코 사다카즈의 활동과 사상을 조선에서의 대아시아주의운동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다음 이승엽은 재조일본인 유력자가 본국의 정계에 진출하는 하나의 케이스로서 오이케 츄스케에 주목하여 본국의 ‘중앙정계’와 재조일본인 사회와의 관련을 통해 ‘식민지 정치사’를 구성하는 지점을 살펴보았다. 이어서 박찬승(한양대)은 재조일본인 저널리스트 아베 가오루와 마치다 쵸사쿠가 1920년대 『민중시론』에 발표한 일본의 조선 동화정책, ‘내지연장론’과 ‘조선자치론’, 그리고 ‘문화정치’에 대한 비판론을 비교하였다. 이규수(히토츠바시대학)는 정치인이며 ‘조선통’인 다키 구메지로의 행적을 통해 재조일본인이 구축한 식민지 사회의 구조적 특성과 그것이 식민지 지배정책과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홍양희(한양대)는 조선총독부 촉탁 젠쇼 에이스케가 식민지 조선에서 수행한 ‘동족부락’연구가 가지는 식민지 정치, 그리고 그것이 가진 식민지적 효과에 착목하였다.
이렇게 학술회의는 다양한 시각에서 재조일본인의 존재형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함께 어우러졌다.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문제제기는 재조일본인의 범주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있었다. 재조일본인의 성향과 관련된 유형구분이 시도되어 시기별, 계층별로 다양하게 유형화시켜 세분화시킬 필요가 있으며 일본 내부와의 연계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재조일본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의 행적도 재조명이 필요하다는 역사적 인식과 함께 재조일본인의 범주를 정초하기 위한 전망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다.
작성자: 최혜주 HK교수